"교통 개선효과 미지수- 토지 이용 효율성 저하…도로망 과잉"

수도권 최고의 교통 요충지로 꼽히는 경기도 성남시가 도로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고속도로만 3개 노선이 지나가는데도 3개 노선 건설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다.

29일 성남시에 따르면 경부, 서울외곽순환, 용인∼서울(민자) 등 3개 고속도로 노선 36.75㎞가 성남시를 통과하고 있다.

기존 고속도로 이외에 추가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민자) 안양∼성남 21.82㎞ 구간이 내년 5월 개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서울∼세종 고속도로(민자) 구리∼광주 21.93㎞ 구간은 올 연말 착공 예정으로 이달 24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및 설명회, 공청회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서울 서초구∼성남 수정구 10.7㎞ 구간에 경부고속도로 지선을 개설하는 계획이 국토교통부에 민간투자사업으로 제안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구간은 터널(3.02㎞)로, 성남 구간은 경부고속도로와 나란히 개설되는 노선이다.

강남순환고속도로를 기점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용인∼서울 고속도로에 연결되며 성남 금토동에 2개 분기점을 포함, 4개 분기점과 1개 나들목, 1개 영업소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성남시는 추가 개설되는 고속도로에 대해 부정적이다.

경부지선에 대해서는 "시내 연결 도로가 없어 성남시민 이용이 제한적인 데다 주변에 이미 3개 노선(경부·용인서울·제2경인)이 통과해 노선 통과 지역 주민들의 집단 민원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500여가구 1천여명이 거주하는 금토동은 4개 고속도로 30개 차선이 통과하며 4면이 포위돼 '육지섬' 형국이 됐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통과와 관련해서는 시민·환경단체와 주민협의체가 지난 6월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하고 있다.

성남 구간은 8.3㎞의 터널로 시공되지만, 시민대책위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남한산성 일원은 세계문화유산 성곽뿐만 아니라 반딧불이, 하늘다람쥐, 검독수리, 붉은배새매, 뜸부기 등 천연기념물 15종을 포함해 122종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주민 총회에서는 "터널 공사를 위한 경사 갱(공사용 터널)이 사기막골 입구 거주지와 200m 정도로 인접해 공사 중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시는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에 대해서도 환경파괴, 교통혼잡, 도시계획, 도로구조 등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2011년∼2013년 3년간 줄다리기를 벌이다가 갈등조정 중재 끝에 받아들인 바 있다.

고속도로뿐이 아니다.

이달 11일에는 판교∼양재 도로(성남 운중동 국지도 57호선∼과천 주암동 8.54㎞), 백운산터널 도로(성남 대장동∼의왕 오전동 7.55㎞) 등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광역급 간선도로 2개 노선에 대한 민자사업 제안에 대한 의견검토 요청이 경기도를 통해 들어왔다.

다만, 이들 2개 도로에 대해서는 판교 교통량 분산, 대장지구 개발 등을 들어 시는 수용 의견을 제시했다.

성남시에는 분당∼내곡, 분당∼수서 등 2개 도시고속화 도로,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가 개설돼 있다. 그 밖에도 국도 1개,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 2개 노선이 지나간다.

시도, 지방도를 포함해 전체 노선이 1천631개이며 도로연장은 738㎞에 이른다.

이 때문에 성남시 도로율(시가지면적 3천515만㎡ 대비 도로점유면적 1천45만㎡)은 29.74%, 도로개설률(도시계획시설 지정면적 대비 실제 개설면적)은 91.08%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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