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경계했지만 접경지 특수상황 때문에 불가피"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18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4층 제1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간부공무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행안위 행감은 최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대책 미흡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사진=경기도)
18일 오전 경기도청 신관 4층 제1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기도 간부공무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행안위 행감은 최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대책 미흡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사진=경기도)

이날 행안위 행감은 최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대책 미흡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랐으며,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고충을 청취했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도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국가 대책이나 경기도 대책이 제대로 작동 안 돼서 오늘의 상황이 온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우리나라 가축 질병은 토착화됐는데 외국에 있는 백신을 사다 쓰니까 치료율이 60%도 안 된다"며 "경기도가 여유도 있고 모든 것을 선두로 가니까 백신 생산에 손을 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접경지역 멧돼지를 지적하며 "접경지 특수 상황 때문에 저희도 경계하고 열심히 했지만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며 "추상적으로 판단할 때는 (멧돼지 전파)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은 "중국에서 작년에 돼지열병이 발생해 1억5천만마리가 죽고 168조 손해가 났고, 올 5월 북한에서, 9월에는 경기 연천에서 터졌다"며 "접경지 경기도는 '남북관계'로 이것저것 만들고 쭉 해놨는데 도대체 뭐 했느냐"고 따졌다. 또 "정부는 남북교류를 2년 반 동안 떠들었다. 북한에서 돼지열병 났는데도 그냥 손 놓고 있었던 이 정부가 너무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지사는 "그렇게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올봄부터 총리가 미리 경고하고 현장 방문하고 저희도 항만·공항 등 통한 돼지 육류 유입을 차단하고 잔반 공급을 막는 노력은 진행했다. 다만 북한지역 유입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을 최대치로 안 끌어올린 측면이 있지 않은가 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행안부 자료를 보니 2010년에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등에 투입된 분 중에서 15명이 중증우울증 등 이유로 사망했다"며 "돼지열병 방역 활동 등에 경기도에서 매일 6천명 넘게 투입되고 있는데 이분들에게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무소속 정인화 의원도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살처분 투입인력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들의 신원이 농식품부 지침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돼지열병 확산방지 대책과 관련해 "남북공동 방역이 절실하다.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국정감사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의 외상센터 운영 현황에 관한 질의에 "처음에는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한국에서는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생각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전에도 국내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한 의료계와 정부 차원의 이해 및 지원 부족 등을 여러 차례 토로했던 이 교수는 이날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 교수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런 핵심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을 많이 한다"며 "정치권과 (이재명) 지사님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데, 더 잘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당장 닥터헬기는 고사하고 외상센터가 문을 닫아야 할 이유를 대보라고 하면 30여 가지를 쏟아낼 수 있다"며 "그걸 간신히 정책적 관심에 의지해서 뚫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난항이 예상되는데 많이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병사 오찬성 씨 등을 살려낸 중증외상 분야 권위자이다.

지난해 이재명 지사 취임 이후에는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24시간 뜨고 내릴 수 있는 경기도 닥터헬기 운용과 관련해 이 지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

최근에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이 지사의 선처를 호소하는 자필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탄원서 제출과 관련,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응급환자 치료 관점, 공적 관계 차원에서 이 지사를 높이 평가해서 탄원서에 서명한 것을 정치적으로 왜곡해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두둔했다.

이 지사는 닥터헬기 운영에 대해 "처음 시작하는 것이고 생명존중이라는 측면에서 모범적인 일이기 때문에 총력을 다해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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