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 진전·군사력 높은 상황, 군 공항 확장 이전 필요 없다"

18일 오후 수원 더함파크에서 '평화 시대로의 전환, 수원 군 공항 해법 찾기'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인호 기자)

 

경기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수원 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는 18일 수원 더함파크 대강의실에서 '평화 시대로의 전환, 수원 군 공항 해법 찾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수원 군 공항 문제로 다양한 갈등이 빚어지는 가운데, 평화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과제를 모색하고 시민의 힘으로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발제자로 나선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수원 군 공항 이전에 대한 대안으로 △점진적 폐쇄 △축소와 용도 변경 △오산공군기지 겸용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정 대표는 "군 공항 이전을 고려하던 때보다 남북 관계가 좋아졌고, 군사력도 북한보다 훨씬 강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군 공항을 대규모로 확장 이전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파 규정을 살펴보면 미군이 (화성으로 이전된) 군 공항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며 이 경우 군 공항은 미국의 대중국 전진 기지가 되고, 한반도는 안보상으로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창준 한신대 교수는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안보 환경이 변하고 있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군 공항을 확장 이전해야 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군사력 중심의 안보 담론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지만, 냉전 상황 때문에 다른 방법을 주장하기 힘들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군사 관계를 안보 중심에서 평화 중심으로 재편하는 정치적, 사회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군 공항 폐쇄를 통해 단계적 군축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학 통일평화연구소 소장은 "190만평 규모의 수원 군 공항 중 미 공군 탄약고가 32만평 정도 된다"면서 "미 공군 탄약을 한국 공군 시설에 저장하고 국민 세금으로 정비하는 건 소파 협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탄약고에 보관 중인 열화우라늄탄은 비인도적인 무기일 뿐 아니라, 북한과의 전쟁 발생 시에도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보통 열화우라늄탄은 A-10 썬더볼트Ⅱ 전투기에 장착해 탱크 파괴용으로 사용되는데, 한국군 전차가 북한 전차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열화우라늄탄을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원 군 공항 폐쇄를 위해서는 이러한 군사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주애 수원여성회 사무국장은 군 공항으로 인한 인근 지역민들의 소음 피해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했다.

서 국장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 군 공항 인근 소음 피해 지역에 살았었다"며 "군 공항 소음을 직접 겪어보니 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선 화성 화옹지구가 수원보다 인구가 적으니 피해받는 사람도 적을 것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적다고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면서 "피해를 다른 지역으로 넘기는 건 옳은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체 진행을 맡은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역 주민들이 뜻을 모으지 않으면 이전이든 폐쇄든 결론은 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이날 토론회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의견을 나눠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이 고민해서 군 공항 문제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찾아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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