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산업연구실장

플라스틱 환경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 플라스틱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에서 최악의 발명품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150여 년간 플라스틱은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깊숙이 침투한 물질이자 발명품이다. 과학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우리의 실생활에 플라스틱은 평생을 매일 매시간 함께하는 피부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과거 사람들은 흙과 함께 생활했다면 현대인들은 플라스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몇 해 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Six Flags Magic Mountain)이라는 테마파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다니면서 이런저런 시설을 견학한 후 햄버거로 점심을 먹는데 빨대를 주지 않았다. 새나 동물들이 빨대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테마파크 전체 식음료 시설에서는 빨대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환경보호운동을 하고 있다는 시설 담당자의 설명이었다. 그 당시는 잘 몰랐다. 그런데 최근 빨대를 코에 끼고 있는 거북이의 사진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다시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다.

환경 운동가가 아니더라도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 주변에 아무도 신경 쓰지 못하는 환경에 살고 있다. 그렇게 플라스틱은 나와 내 몸 속에 함께하는 물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매주 대형 마트에 생수를 사러 간다. 투명 페트병에 담긴 생수는 깨끗한 물을 찾는 소비자에게 가장 보편적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투명 페트병 생수에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할 말을 잃게 만들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편리하고 필수적인 제품을 만드는 재료가 되었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 몸은 플라스틱에 오염되지 않았을까 의심하게 되었다. 최근 환경부는 중앙부처,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 등에 1회 용품 사용 줄이기 지침을 발표하였다. 그동안 이런 지침을 체감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시점이다. 1회용품 제한, 플라스틱 재활용 및 사용 자제는 사람들에게 선택적 문제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선택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환경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은 오래 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환경보호를 이야기 하지만, 플라스틱 빨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플라스틱에 대한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해야할 시점이다. 정부와 개개인이 플라스틱에 대한 경고를 항상 인식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방법은 어렵고 시간은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우리 생활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몸속에 쌓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더군다나 지방정부로 내려오면 이러한 실천적 인식은 보이지 않는다. 가끔 지역을 여행하다보면 곳곳에 플라스틱이 쌓여있는 현실을 직면하지만 어찌할 방법을 못 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정책에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 본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성과를 만들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실천 방법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이다. 많은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은 있지만 사회적 변화를 만들기 위한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목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하나씩 차근차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중을 통해 거대한 사회적 운동으로 혁신을 이루어야 할 것도 필요하다. 플라스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인류의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세계인의 가치에 부합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영역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