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미세먼지, 경기도 참여했다면 더 큰 효과"

서울시가 지난 15일 처음 시행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조치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자 박원순 시장이 반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고 박원순 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남경필 경기지사를 향해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원순 시장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인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시행과 관련 "경기도가 참여했다면 그 효과가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와 MBC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최근 불거진 정책 실효성 논란에 대해 "미세먼지가 이리 심각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서울시 비상저감조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그것을 시비 거는 것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남경필 경기지사의 비판을 두고 "남 지사는 무엇을 하셨는지 묻고 싶다"며 "서울의 어제(16일) 미세먼지 양이 79㎍/㎥일 때 경기도는 100㎍/㎥에 가까웠지만,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느냐. 경기도가 참여했다면 훨씬 효과가 높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이 아니다"라며 "(대중교통 무료 조치에 들어간) 50억원을 선택할 것이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선택할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퓰리즘 미봉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하루 공짜 운행에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열흘이면 500억원, 한 달이면 1500억원으로 혈세 낭비"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앞으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으로 시내 교통량이 평상시보다 두 자릿수대 퍼센트(%)로 줄어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다. 처음 시행된 15일에는 지난주 같은 요일에 비해 1.8%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박 시장은 "(교통량 감축을) 두 자릿수대 (퍼센트) 숫자까지는 가야 한다"며 "2002년 월드컵 때 강제 2부제를 했더니 19%가량 교통량이 절감됐다. 이번 1.8%는 처음 치고 나쁜 숫자가 아니라고 본다. 경기도 차량이 서울로 많이 들어오는데, 경기도가 참여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남 지사께서 미세먼지 대책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더니 공개토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구상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경기도가 서울시 정책 비판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공개토론 하자고 하는 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국제관계까지 얽힌 복잡한 문제라 해결책이 쉽지 않다"며 "미세먼지 대책은 지방자치제하에서 자치단체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경기도지사는 1350만 인구를 관할하는 대한민국 최대 자치단체장으로 엄청난 예산과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도지사는 미세먼지 대책이 있다면 타 지자체와 공개토론으로 자기 실력을 과시하고 다툴 게 아니라 자기 권한으로 그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지사는 다른 지자체 정책을 비난하고 공개 토론할 시간에 더 나은 정책 발굴과 시행에 힘써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1인 시위는 권한 없는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하는 최후 저항행위"라며 "최대 자치단체인 경기도 지사가 수평적 위치에 있는 서울시장을 상대로 1인 시위를 한다는 것은 경기도민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도 남 지사와 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경기도 기초의원 2인 선거구를 3∼4인 선거구로 바꾸기 위해 선거구획정위 회의나 공청회를 하자는데 왜 답이 없나. 선거구 획정위원 명단을 성남시에조차 안 주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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