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궤열차 58년’ 1995년 중단… 2015년 전철로 부활

수인선 소래철교

지난 9월 18일은 철도의 날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된 날이다. 경인선은 1899년 9월 18일 인천과 서울(노량진) 33.2㎞를 처음 달리기 시작했다. 조선말에 기차가 다닌 다는 것은 당시로선 가히 혁명적이었다. 오늘날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보다 더 놀라운 사건이었다.

◆58년간 수원~인천 달려

경인선 개통 후 철도가 잇달아 개설된다. 1905년 경부선, 1914년 호남선과 경원선, 1931년 장항선, 1942년 중앙선이 개통된다.

일제는 1937년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수인선을 개통한다. 경기도 이천 여주 지역의 쌀과 소래 남동 등지의 소금을 인천항으로 실어나르기 위함이다. 수인선은 1936년 6월 공사를 시작해 1년여만인 1937년 7월 완공해 8월 6일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일본은 이미 1926년경 인천과 수원을 거쳐 동해안 강릉에 이르는 횡단철도 계획을 세운다.

수인선은 총52㎞의 협궤선으로 수원~인천을 1시간 40분 걸렸다. 철로 폭이 좁아 표준궤도의 절반정도인 76㎝에 불과했다. 당시 17개 역으로 수원~고새~오목~어천~야목~빈정~일리~성두~원곡~신길~군자~소래~논현~남동~문학~송도~인천역이었다.

수인선은 개통 후 중부내륙 지방의 화물을 인천으로 주로 실어날랐다. 철저히 일본의 강탈 노선이었던 셈이다. 미곡과 소금 등이 인천으로 몰리면서 인천항 일대 경기가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광복후 수인선은 쇠퇴의 길을 걷는다. 경인, 경부고속도로 신설과 수인산업도로가 생기고 기타 교통 수단의 발달로 수인선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었다. 1973년 남인천~송도구간 5㎞가 폐지된다. 화물량이 급격히 감소해 1977년에는 화물 수송이 사라지고 여객만 실어나르는 역할만 하게 된다.

1980년대 들어 이용 여객도 크게 줄어들었다. 수인선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졌다. 철도청은 1994년 9월 송도~한양대 26.9㎞를 없애고 1995년 12월 31일부로 한양대앞~수원간 20.2㎞의 운행도 중단해 수인선은 개통 5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때 관광열차 운영이 검토됐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수인선 역가운데 가장 인기있던 역은 소래역이었다. 바로 옆에 소래포구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했다. 여성들은 새우젓이나 조개젓, 게 등 각종 어물을 사기 위해 소래포구를 찾았으며 젊은이들은 열차를 타고 추억과 낭만을 즐겼다. 수인선 꼬마열차가 다니던 길이 120m, 폭2.5m의 소래철교는 명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달리는 철교에서 소래포구의 풍경을 즐길 수 있었고 인천 앞바다를 오가는 배도 볼 수 있었다.

◆20여년만에 재개통 수인선

수인선은 20여년만에 부활한다. 과거 시골이었던 수인선 구간 일대가 개발되면서 교통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소래포구 일대 논현지역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섰고 시흥 일대도 아파트촌이 형성되었다. 2012년 6월 30일 복선전철 구간으로 개통해 오이도~송도 간 운행을 재개하였으며 2014년 12월 달월역 개통, 2016년 2월 27일 송도~인천 구간을 연장하여 전체 구간은 20.5km에 이르고 있다. 오이도, 월곶, 소래포구, 인천논현, 송도, 인하대, 숭의, 인천 등 14개 역이 있다. 현제 수도권 지하철 4호선 구간인 오이도~한양대 구간과 연결된다.

내년 한양대와 수원역 구간이 완공되면 인천~수원역 총52.8㎞가 다시 복원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수인선은 분당선과 연결돼 서울 왕십리까지 이어진다.

◆수인선 '인천발 KTX' 2021년 개통

2021년에는 수인선으로 인천발KTX가 다니게 된다. 시속 120㎞로 매일 24회 운행될 예정이다. 12회는 20량 1편성으로, 나머지 12회는 10량 1편성으로 운행한다.

수인선 송도역부터 어천역까지 운행속도는 시속 120km로 설정됐다.

국토부는 최근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잇따라 열어 관계기관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마무리했다.

인천발 KTX는 수인선 어천역에서 KTX 경부선 본선까지 3.5km를 연결, 인천 송도역에서도 부산·광주 등 전국 각지로 향하는 KTX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사업비 3833억원은 전액 국비로 마련되며, 목표 개통 시기는 202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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