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씨의 파란만장 일대기 '향기 품은 나팔소리'

 '향기 품은 나팔소리'의 저자 김영일(58세) 씨는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사무관이다. 수필가, 시인, 문예평론가, 발명가 등 그를 수식하는 직함은 수십 가지가 넘는다. 책날개를 꽉 채운 일반경력과 문학 경력은 일부만 적어놓았을 뿐이다. 책을 반아 앞뒤 표지를 살펴보고 본문으로 들어가 한쪽씩 밑줄 그으며 읽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고난 극복을 위한 끈질긴 노력과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도전정신에 나도 모르게 밑줄이 점점 많아진다. 읽을수록 빠져드는 묘한 끌림과 매력이 있는 책이다. 

수필 혹은 소설 기법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는  '1부,  '불꽃을 피워라'에 보면, 김영일 씨는 7전8기로 국가공무원 공개채용에 응시하여 합격했다. 물론 수재와 영재들이 빠른 대학진학을 위해 검정고시를 본다지만, 그는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 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까만 교복에 모자를 쓰고 학교로 가는 것조차 사치로 여겼을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광양동초교(25회)를 졸업 후, 어린 나이에 철공소, 신발공장, 가방공장은 물론 자전거 배달원까지 하면서 고입, 대입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했고, 그 후에도 주경야독으로 방송대 행정학과를 졸업 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문학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제2부,  '억울한 북소리'는 30여 년 공직생활의 경험담이다. 그는 초임 발령 시 병무청 근무를 시작한 이후 2002년 부패방지 위원회가 창설되면서 ‘부패방지위원회’에 발탁되어 ‘국가청렴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조사관으로 근무했다. 이름만 들어도 무슨 일을 하는지는 짐작되고도 남는다. 그야말로 전국을 누비며 국민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풀어주는 ‘현대판 암행어사, 판관 포청천 혹은 신문고’이다. 지금은 지나간 옛이야기겠지만, 그때는 절박하고 심각했을 경험을 이 책에 실감 나게 풀어냈다.

제3부,  '깃발을 펄럭이며'는 ‘긍정적인 생각은 꿈을 얻을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생각은 자신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쓴소리 형식으로, 제4부,  '여기는 스튜디오'는 그가 출연했던 라디오, TV 방송에서의 인터뷰 내용과 신문 보도 내용 등이 수록돼 있다. 그는 공직생활 중에서도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로 공무원 제안상 6회, 우수공무원, 효행공무원 표창 등 통산 10여 차례 이상의 정부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에서 국민소통 공헌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 외 문학상도 제1회 대한민국 디지털문학대상, 베스트 작가상과 제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과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 등 다수가 더 있다.

김영일 씨는 2000년 모 문예지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 후, 모 문인협회 홍보부장으로 활동하며 백일장대회를 실무자 신분으로 처음 참여했다. 그런데, 대회 참가자들이 자신의 작품이 왜 탈락했는지 이유도 모르고 발길을 돌리는 뒷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즉시 처리하고 참가자들이 내용을 볼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김영일 씨는 우리나라에 인터넷 백일장 시대를 최초로 개척한 주인공이다. 그는 아무도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인터넷으로 백일장을 투명하게 개최할 수 있는 ‘온라인 백일장 시스템’을 발명하여 특허를 출원했다. 제5부,  '생각을 바꾸면 꿈이 보인다'에 그 내용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마지막 제6부,  '천억 땅을 만든 남자'는 ‘미사리에 현대판 돈키호테가 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로 시작한다. 맨주먹으로 하천구역을 해제하고 그린벨트에서 기차까지 운행했던 현대판 돈키호테를 한국의 디지털 문학의 창시자가 만나 서로의 인생사와 꿈을 나눈다는 자전적 체험소설이라서 읽는 재가 난다.

김영일 씨의 저서는 이 책 말고도 또 있다.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글쓰기의 어려움을 거울삼아 문학 전문지  '쉽게 배우는 수필 창작법'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던 노하우를 담아 공무원 수험서  '목마른 사람에게 물 한 모금', 자전적 수필집  '차가운 곳에도 꽃은 핀다', 서민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시집  '희망을 꿈꾸는 열차' 등 7권의 저서가 더 있다. 김영일 씨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이다. 오늘도 서민과 농민들이 고통 받는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의 입장과 처지를 충분하게 청취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속이 후련하도록 해결했다. 현대판 암행어사 김영일 씨의 분투기 혹은 성공담  '향기 품은 나팔소리', 강력하게 일독을 추천한다. 

-한국문학세상, 240쪽, 정가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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