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예선 막바지 '구원 투수'로 지휘봉…9회 연속 본선 직행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내 한식당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도중 한국 축구의 '구원 투수'로 나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궈낸 신태용 감독은 팀의 경기력이 다소 아쉬웠던 점을 인정하면서도 본선 진출 성공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지휘봉을 잡은 첫 두 경기에선 월드컵 본선 직행을 위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는 자신의 색깔인 '공격 축구'를 잘 살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신 감독은 6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10차전 원정경기를 0-0으로 마치고 "승리하기 위해 왔는데 아쉽지만 무승부를 거뒀다"면서 "그래도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날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겨 승점 15를 기록, 시리아와 2-2로 비긴 이란(승점 22)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을 확정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뒤 7월부터 신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한 대표팀은 본선 직행엔 성공했지만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9∼10차전 모두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경기력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신 감독은 "강한 이란과 맞붙어 지면 안 됐기 때문에 선취골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걸 인정한다"고 털어놨다.

"부임 후 첫 경기가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그때 지지 않는 경기를 해서 우즈베키스탄에 와서는 자신감이 붙었다"고도 말했다.

이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대해선 "홈에서 이란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둬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강박관념이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집중력을 갖고 해줬다"고 돌아봤다.

이어 "전반전에는 대등하게 하되 급하게 하지 말자고 주문했고, 후반전엔 우즈베키스탄의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경기마다 보여 그런 점을 고려했다"면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찬스를 많이 만든 부분 등은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제 대표팀은 다음 달 유럽 원정 평가전을 시작으로 9개월 남은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게 된다. 최근 부진한 내용으로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신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다.

신 감독은 "나는 상당히 공격 축구를 좋아하는 감독이지만,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에 중점을 뒀다"면서 "앞으로 한국 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아울러 신 감독은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밤잠을 설치며 응원해주신 국내 팬들로 인해 힘을 얻었다"면서 고마움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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