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맏언니와 막내, FIBA 아시아컵 출전 앞두고 남다른 각오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임영희(37·우리은행)와 '막내' 박지수(19·국민은행) (연합뉴스 제공)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임영희(37·우리은행)와 '막내' 박지수(19·국민은행)는 18살 차이다.

임영희와 서동철 감독(49)과의 나이 차이보다도 더 벌어지는 격차지만 오는 23∼29일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리는 FIBA 여자 농구 아시아컵을 앞두고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두 선수는 나이 차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18살 차이가 난다'고 굳이 말을 해야 그렇지 생활할 때는 나이 차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아요. 지수가 막내지만 팀에서 역할도 크고 잘 해줘서 어리게 느껴지기보다는 그냥 동료로 생각하게 되죠. 지수는 어떤지 몰라도(웃음) 전 세대차이 못 느껴요."(임영희)

"저도 딱히 세대차이 못 느껴요. 영희 언니가 워낙 몸 관리를 잘하셔서 부상 때문에 쉬거나 그러지도 않으시고 거의 유일하게 훈련에 빠지지도 않으셨어요.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박지수)

이번 FIBA 아시아컵 대회는 두 선수에게 모두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주장 임영희는 이번 대회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고등학생 시절부터 일찌감치 성인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던 박지수는 프로 데뷔 후 첫 국제대회라는 데 의미가 있다.

임영희는 "작년에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또……"라고 웃으며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시아에서 한국 여자농구가 일본 등에 많이 추월을 당하고 있어서 '여자농구 위기'라는 말도 많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고, 아직 여자농구가 세계에서 여러 선수와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입장인 것을 보여줄 기회로 삼고 싶어요."

지난 2015년 아시아컵(당시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해 '쓴맛'을 봤다는 박지수는 "아시아컵은 힘들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준비를 잘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며 "몸이 안 좋아서 훈련을 제대로 못 한 것이 좀 걱정은 되지만 언니들이랑 잘 맞춰봐서 잘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장염으로 병원 신세까지 졌던 박지수 외에도 이번 대표팀에서는 유독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임영희는 "부상자가 많다 보니 훈련하는 데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고, 서로 걱정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며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두 선수 모두 목표는 크다. 이번 대회에 걸린 4장의 내년 월드컵 진출권은 물론, 우승까지 차지해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차지한다는 각오다.

"월드컵 티켓을 따내는 것은 무리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결승에 가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돌아오고 싶습니다."(임영희)

"항상 '어렵다, 어렵다'고 많이 하시는데 그런 때일수록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결승까지 가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박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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